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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유럽여행기.8
어제 저녁에 워낙 늦게까지 이야기를 하다보니 아침에 일어나는게 걱정이었는데, iPod 알람덕에 7:00에 잘 일어난다. 역시 시차때문에 아무리 늦게 자도 일찍 일어나게 되는걸까나. 일단 일어나서 샤워하고 방으로 돌아오니 나카무라씨가 아침을 먹으러 가자고 한다. 간단한 빵과 씨리얼, 계란후라이가 나오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아침식사가 1.5유로. 역시 이것만 먹어서는 상당히 출출하지만, 밥을 잘 못멋는건 여행의 필수요소일지도.
방으로 가서 대충 옷차려입고, 카메라서건 준비해서 내려오니 이미 약속한 8시가 조금 지나 있다. 5명이 모여 역으로 가는길에 수퍼마켓에 들러서 간식거리를 사려고 했지만, 문을 연 수퍼마켓은 없다. 여튼 역앞에서 바트이슐행 버스 플랫폼을 발견, 그리고, 버스표 자판기 앞에서 쩔쩔매다가 또 겨우 표를 구입했다. 잔돈이 없어서, 복대에 남은 마지막 100유로 지폐를 꺼내보았는데, 이게 왠걸. 지폐가 다 구겨져 있다. 하지만 잔돈으로 바꿔야 하기에, 역 1층의 구멍가게 가서 Twix를 사서 100유로 지폐를 냈는데, 이 구멍가게 아줌마가 날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보면서 100유로를 빛에 비춰보면서 위조지폐가 아닌가 하는것이다. 거의 걸레가 되어버린 100유로였으니 의심받아도 별 수 없다. ㅎㅎ
여튼 바트이슐행 15번 버스를 타고 출발~ 버스는 마을을 금새 빠져나가 언덕을 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타나는 그림같은 호수와 마을들. 동화적인 풍경들을 한참동안 바라보는사이에 바트이슐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할슈타트행 버스로 갈아탄다. 할슈타트행 버스가 출발하기까지는 아직 1시간정도 시간이 남아 있어서 바트이슐의 구석동네를 한바퀴 돌고, 수퍼마켓에서 음료수등을 사와서 동네 개천앞 잔디밭에 앉아 시간을 떄웠다.
돌발상황. 갑자기 카메라 빠떼리 표시가 빨간불이 되어버렸다. 하-악. 다른데도 아니고 할슈타트인데, 빨간불이라니. - 오늘은 전원을 아껴가면서 꼭 중요한것들만 찍어야겠군 -
버스정류장의 공중전화에서는 서로 한국으로 전화를 걸면서 가족들과 한통화씩 하고는 마음을 놓는다. 체코에선 전화카드가 통하지 않아서 한국으로 전화를 거는건 거의 1주일만이었던듯 하다.
할슈타트행 버스를 타고도 한참을 또 호숫가와 계곡을 달리고, 마지막으로, 작은 폭포 옆으로 난 좁은 널을 지나자 할슈타트 마을이 나타난다. 사진으로 보던것으로는 이쁘고 아기자기하다 였지만, 실제 보니, - 넓다! - 라는 느낌. 커다란 산과 절벽의 경사면에 만들어진 마을에 호수에 비치는 풍경이 정말 이쁘다. 계곡의 찬 바람과 따끈한 햇살이 더욱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호수 옆으로 이어지는 마을의 중앙로를 따라 마을 광장을 지나, 할슈타트의 상징처럼 되어있는 작은 교회 까지 걸어간다. 좌우로는 기념품 상점들과 레스토랑들이 늘어서있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우리들로서는 레스토랑은 꿈도 못꿀 일. 결국 또 케밥이다. - 결국 내가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많이 먹은건 슈니첼이나 치즈, 소시지가 아니라 케밥이었다 - 동네가 동네라 그런지 케밥 주제에 3유로씩이나 한다.

대충 동네 한바퀴를 돌고 또 수퍼마켓에 들렀다. 오늘의 수확은 물! 지금 가지고 있는건 탄산수(-ㅅ-). 그러나 여기선 1.5L 물 한병에 0.39유로! 이건 살 수 밖에 없다! 서둘러 계산을 하고 한모금 마셔보니 웁-_-스 이것도 역시나 탄산수. 이날 깨닳은것이 있었으니 - 싼 물은 무조건 탄산수 - 라는것. 하지만 여기에 또한번의 반전. 마을 광장에서 공짜 샘물이 솟아나고 있었다. 결국 깨끗한 할슈타트 호수에 탄산수 1.5L를 섞어주고, 마을의 샘물을 받아서 마시기로 했다.

마을 산책을 끝낸 후 오후 2시쯤이 되어서 케이블카를 타고 소금광산으로 향한다. 소금광산은 그렇게 볼만한건 없고, 역시 하이라이트는 죄수복같은 방한복과 미끄럼틀이다. 서로 옷이 우끼다면서 사진을 찍어주고, 미끄럼틀은 꽤나 길어서, 최고속도를 갱신하기 위해서 브레이크 없이 미끄러지기 바쁘다 - 스피드건이 내려올때 속도를 측정해준다 - 여튼 이동네 땅은 죄다 소금이라는걸 안 뒤, 꼬마기차를 타고 밖으로 나오니 이미 해가 넘어가려 하고 있다.
마을로 내려오자 윤정이, 지민씨는 피곤하다며 버스정류장에서 쉬기로 하고, 나, 마츠노, 효창씨는 마을을 한바퀴 더 돌아보러 출발. 뭐 하지만 워낙 작은 마을인데다, 해가 이미 마을을 비추고 있지 않아서 좋은 사진을 찍지는 못하고, - 다음에 할슈타트에 오면 꼭 1박 해야겠군 - 이라고 생각.
이날 같이 다니는 여행은 시끌벅적하고 즐거워서 좋지만, 혼자 다니는것만큼 자유롭지는 않구나 하는걸 또 느꼈다. 난 혼자 조용히 와서 방이 있으면 1박 하고, 동네를 천천히 돌아보고 옆동네 고사우라던가를 돌아볼 생각이었지만, 여럿이 온 덕에 그렇게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다. 하지면 여럿이 다니면서 서로 이야기 하는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버스를 타고 잘츠부르크로 돌아오는 길엔 모두 피곤해서 잠이 들어버린다. 수학여행같은 느낌일까나. 바깥의 풍경을 놓치는건 역시 아쉽지만, 졸음을 참는것도 힘들다. 결국 꾸벅꾸벅 졸면서 잘츠부르크에 다다랐다.

호스텔에 도착하니 산티아고 아저씨가 기다리고 있다. 어제 저녁에 오늘 Irish Pub에 가기로 약속을 했었지. 방에 들어가서 대충 카메라 빠떼리 갈아끼고 짐정리 하고 다시 모여서 샴록으로 향한다. 잘자흐강변에 있는 Pub. 입구엔 덩치좋은 스킨헤드가이가 서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어지럽고 시끄러운 분위기에, 서로 맥주를 마시면서 잡담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가 워낙 시끄러워서 뭐라고 말을 해도 잘 전해지지 않는다. 잘 안나가는듯한 3인조 밴드가 좁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프로젝터 스크린에선 바르셀로나vs셀타비고의 축구경기가 방송되고 있다. 아마도 생방송이겠지. 한국에서라면 새벽에 보는 유럽축구도 역시 제대로된 시간에 볼 수 있구나.
시간은 또 한참이 지나서 아마 밤 12시가 가까웠던것 같다. 잘자흐강을 건너는 다리에서 보이는 호엔잘츠부르그성에 조명이 비춰지고 있다. 낮에도 사람이 그렇게 많은 마을이 아니지만, 밤이 되자 정말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미라벨 정원 옆에 있는 성당의 옆 골목길을 통해서 호스텔로 돌아간다. 케밥집도 장사를 접고 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호스텔로 돌아오는것도 그리 나쁘진 않네.
내일은 오늘 만났던 사람들 모두가 각자의 예정대로 각자의 길로 떠난다. 하지만 난 내일도 잘츠부르그! 너무 좋은 동네다. 하지만 오늘은 사진을 얼마 찍지 못한게 유감.
2006 유럽여행기.2 reply 16 | trackback 0 | 2006/06/01
Czech Republic. reply 8 | trackback 0 | 2006/05/30
2006 유럽여행기.10 reply 8 | trackback 0 | 2008/01/26
프라하에서 사람 구경하기. 下 reply 5 | trackback 0 | 2006/08/16
프라하에서 사람 구경하기. 上 reply 9 | trackback 0 | 2006/08/11
베네치아. reply 11 | trackback 1 | 2006/07/01
사진 한장~ reply 12 | trackback 0 | 200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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