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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부 블레이드 : 타마쨩 하악하악 *-_-* 히로하시 만세
며칠전 애니메이션 제작회사인 AIC의 내부자료가 유출된 사건으로 인해 2ch 아니메판에 소란이 일고 있다.
애니메이션 밤부 블레이드의 제작비,스텝 일람과, 건X소드 주연 성우 평가 자료 등등 몇가지가 있었는데, 역시 그중 메인은 제작비로, 회당 제작비가 한화로 8000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걸로 밝혀진것이 꽤나 쇼크였다.
8000만원이면 꽤 많게 생각되지만, 오프닝 엔딩롤에 나오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걸 나눠가진다면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다.
중세시대, 밀라노와 피렌체가 유럽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건 문화의 힘 덕분이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밀라노 대공의 후원을 받아 작업을 하며 불후의 명작들을 남겼고,
피렌체의 메디치가는 미술품 수집에 열광했고, 미켈란젤로를 비롯한 수많은 예술가들을 피렌체로 끌어모았다.
문화와 예술의 힘을 알았기에, 이들은 문화예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문화와 예술은 직접적인 경제적 효과를 낳지는 못한다.
영화 타이타닉, 스타워즈 시리즈 라던가,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 드래곤볼 시리즈와 같은 예외적인, 그 미디어 자체의 매상만으로 신화적인 작품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미디어 산업이 만들어내는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제조, 금융업에 비하면 하찮은 수준이다.
자동차 백만대를 수출하는것과 타이타닉 영화 한편이 같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타이타닉같은 영화가 나올 확률보다 자동차 백만대 수출하는것이 더 안정적이다. 투자자가 100명 있다면, 100명중 95명은 자동차에 투자할 것이다.
그러나 문화 산업이 가지는 힘은 제조,금융업의 힘을 훨씬 능가한단는걸, 누구나 알 것이다. 역사상의 수많은 독재자들이 - 히틀러부터 김정일 까지 - 자신과 체제를 선전하기 위한 영화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겼다는것을, 우리 모두 기본 상식으로 알고 있다.
망상은 만화와 영화를 낳고, 만화와 영화는 로망을 만든다. 그리고, 다른 산업들은 그 로망을 현실화하기 위해 움직인다. 아톰, 마징가, 건담등의 인간형 로봇에 열광한 일본인들이 아시모를 만든건 우연이 아닐것이다. 미국인이라면 '로봇이 꼭 인간형이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Ka? R2D2도 있잖아Yo?' 라고 생각을 했을것이다.
문화산업을 여러면에서 기초과학과 닮아있다. 'A 분자가 어쩌고 저째서 B와 결합하면 완전땡큐' 라는 연구 자체는 아무런 경제적 가치도 없지만, 거기에서 응용 발전되는 산업, 기술들은 우리 생활을 서서히 미래로 이끌어준다.
그러나 기초과학이던, 문화산업이던, 결국 중요한건 돈이다.
많은 돈을 벌어들여야, 더 나은 작품을 만들 수가 있는것이다. 투캅스와 쉬리의 대박으로 영화계에 돈이 들어와서 영화판이 커진것이고, 건담과 마크로스의 대박이 아니메 시장을 성장시킨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언제나 실제 상품의 가치보다 더 적은돈만을 벌어들인다 는 것이다.
영화 타이타닉은 그 자체로도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지만, 영화가 가지는 파급력에 비해선 너무나 적은 돈을 받았을 뿐이다. 명장면등을 패러디한 다른 미디어들에 대해 저작권료를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극장 수입은 단기적이고, DVD등의 대여 수입은 날이 갈수록 줄어든다. 타이타닉에 로망을 느낀 사람들은 크루즈 여행를 원했고, 크루즈 여행 산업에 다시 전성기가 찾아왔고 퀸 메리II 와 같은 타이타닉을 본뜬듯한 크루즈선도 만들어졌지만, 제임스 카메룬 감독과 영화 제작진들은 그로부터 어떤 이득도 얻을 수가 없었다. 여행자들중 몇은 '영화 타이타닉을 보고 크루즈 여행을 꿈꿔왔는데, 그 꿈이 이루어져서 기쁘다' 고 말할것이다. 크루즈 산업의 새로운 전성기에 한몫을 한것은 영화지만, 승객들로부터 꿈을 이뤄준 대가로 받는 돈은 0원이다. 심지어 그 꿈을 심어준것도 영화의 힘이었지만 말이다.
문화산업에 종사하는것은 모두가 한번쯤 꿈꿀만한 일이고, 실제로 그 꿈을 이룬 문화, 영상 산업 종사자들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나가고 있다. 한국의 영화업계 사람들은 그들이 가진 영향력으로 한국사람들의 머릿속 지도를 바꿔나가고 있고, 일본의 아니메 업계 관계자들은 전세계의 아니메팬들이 바라는 로망을 화면속에서나마 이루어주려 한다. 영화의 수도는 헐리우드, 아니메의 수도는 아키바 라고 하지 않던가. 그쪽계통의 일본인들도 '세계의 아키바' 라고 부르니. (ㅎㅎㅎ)
그런게 역시 문제는 같다. 한국 영화계나, 일본의 아니메업계나 마찬가지로, 이쪽의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영향력에 비해, 초 박봉과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AIC에서 유출된 자료에 따르면 원화 한장에 지급되는 보수는 2000엔, 동화 한장에 210엔이다. 연출과 콘티는 회당 250,000엔으로 간단히 생각하면 한달에 100만엔이네~ 가 되지만, 엔딩롤을 잘 보면 알 수 있듯이, 감독과 콘티는 매회 바뀌며, 3-5명에 번갈아 맡게 된다. 결국 업계에서 잘나가는 감독들이라 해도, 한달에 받는 돈은 한화로 200만원 내외인 것이다. 그리고 한달에 200만원 받는 연출가가 되기 위해서 그림 한장에 1800원 받으며 작업을 하는 애니메이터가 있는 것이고.
세계를 주름잡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업계가 이정도인데, 한국의 영화시장은 어떠한가.?

이 상황이 계속되면 문화,영화업계가 파탄날것이라는건 초등학생이라도 쉽게 알 수가 있다.
평균 2000만원에도 못미치는 연봉을 받으면서 1년내내 야근에 시달리는 직업에 뛰어드려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꿈과 열정만으로는 버텨내는대에 한계가 있다. 영화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대박으로 인해 맺어진 열매를 자신들끼리 나눠먹었을 뿐이다. 돈을 가진 자들이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을 갉아먹고 더 큰 돈을 가지게 된 것이다.
더 큰 돈을 가지게 된, 그 투자라는것은 인정하지만, 이들은 그 과실을 단 1%도 투자대상에게 돌려주지 않았다.
무역, IT, 관광 등 신세대 선망직종은 물론 엄청난 가치가 있다. 하지만, 거기엔 꿈을 먹는 자들이 너무나 많기에, 이런 산업이 발전할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 당장 IT만 해도 현직 종사자들 사이에서 사람 구하기 어렵다는 말이 터져나오고 있고, 이대로 10년 가면 한국 IT는 망한다는 말이 당연시 되고 있지 않은가.
문화산업은 업계노동자 자신들이 가진 영향력보다 적은 보수를 받는것이 이미 태생적 한계인데, 거기다가 꿈을 먹는 자들까지 가세한 것이다.
FTA로 인해 문화시장도 개방되고, 한국 영화도 미국에 상영될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물론 미국의 영화 역시 더 많이 들어올 것이다. 지금의 한국영화 수준이라면 미국영화에 맞서 싸울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문화산업은 민족성이라는 기본적인 걸림돌이 있어서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 영화가 더 잘 팔린다면 투자자들은 즉시 등을 돌릴것이고, 미국의 문화가 서서히 한국인들의 머릿속 지도를 바꿔놓을 것이다. 이미 자본에 국경은 존재하지 않으며 더 큰 수익이 있는곳에 돈이 몰리게 되어 있다.
투자자들은 10년 20년 후의 한국 영화로 지속적인 이익을 내는것보다, 최민식과 송강호를 써서 당장 내일의 대박을 터트리길 원한다. 어차피 투자자들이란 노인네들이고, 10년후에 살아있을지 죽어있을지 모른다. 투자회사 역시 10년 20년 후에 자기 회사가 망할지 안 망할지도 모르는데, 산업의 기반을 다지는 초-장기적인 투자처에 돈을 쏟아부을 리 없다.
최민식이 20억을 받던 30억을 받던 그건 최민식의 능력이다. 그가 그만큼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능력. 하지만, 영화를 만드는 스탭들이 2000만원도 못 받을 만한 멍청이들인가 하는건 의문이다. 투자자들의 단기적인 안목이 부의 분배를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한류가 있다고 해서, 더 많은 스타를 발굴해내야 하나? 아니다. 그건 단기적인 해결책일 뿐이다. 이미 80년대의 홍콩이 스타러쉬로는 한계가 있다는걸 증명했다. 영화를 만드는건 스타가 아니라, 스탭들이다. 스탭들에 대한 투자와 최소한의 복지수준이 충족된다면 영화판엔 능력있는 인재들이 몰려들 것이다. 그러면 능력있는 감독, 각본가들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왜 너도나도 공무원을 하려고 할까? 무엇보다 복지가 잘 되어있기 때문 아닌가. 야근 할 필요도 없고, 짤릴 걱정도 덜하고, 노후도 보장. 이미 시대는 Money 가 아닌 Life 를 추구하고 있다. 결국 투자 = 복지 가 되야 한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고, 남은건 정부뿐인데, 이 정부의 지원은 없는거나 마찬가지인데다, FTA가 발효되면 이마저도 사라진다. 난 FTA에 대해서 그다지 반대쪽은 아니다. 잃는게 있으면 얻는게 있기 마련이고 아메리칸 민주당에서도 반대하는걸 보면 한국인들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조약은 아닌듯 하다.
하지만, 정부나 기타 단체로부터의 장기적인 투자가 사라져서는 안될것이다. 투자자들이 돌아서면 스탭들은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된다. 그나마 돈이 있었던 스타들과 스타감독들은 걱정이 없겠지만, 밤새워 편집하고 소품 준비하던 사람들은 게임오버가 된다. 그리고 이들이 없어지면 한국의 문화의 힘은 더 약해진다.
일본의 아동용 아니메는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전세계의 젊은이들은 드래곤볼, 마징가, 세일러문을 보고 자랐다. 요즘의 초딩들은 프리큐어, 포켓몬 등을 보고 자란다. 전세계 어린이들의 머릿속엔 일본에 대한 동경심이 셋팅된다. 그 동경은 성인이 되었을대 일본어를 배우게 하고, 일본으로 여행을 가게 하고, 일본 기업의 제품을 사게 한다. (XX나라의 기업 이라는건 이미 옜날 단어지만 여기선 대충 넘기자) 여튼 이들이 결국 일본인들이 밥벌어 먹는데 반찬거리는 준비해 주는 셈인 것이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일찍이, 세계 만국박람회에 참가해 자신들의 문화를 알렸고, 유럽의 주류 문화는 이에 대한 컬쳐쇼크를 느끼게 되고, 흔히 말하는 아르누보, 아르데코 이런것들이 다 일본 문화에 영향을 받아서 생긴 양식들이다. 일본의 도자기가 최고급품이 되어 불티나게 팔린건 +a고. 20c 최고의 미술가라 불리는 피카소의 큐비즘 역시 일본문화의 영향을 받아서 만들어졌다. 인상파의 대가 모네도 자기 애인한테 기모노 잎혀서 코스프레 쇼 하고 그랬지 않나...
하지만 현재의 애니메이션 시장은 AIC의 자료유출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악의 구렁텅이에 불과하다. 개인적으론 모닝구 무스메의 몰락와 일본 아니메 시장의 축소가 겹쳐져 보인다. 큰 수익을 올려주는 소수의 매니아 집단에게 더 더 의존하다가 결국은 사회적 왕따, 매니아 집단과 동반몰락. 이미 지금의 아키바계는 이정도 단계에 와있지 않나?
PS3를 사줄 수 있는 집단의 부재와 대작게임들의 연이은 실패로 쓴맛을 본 소니, 그리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재기에 성공한 닌텐도. 이미 특정계층 상대로 이익을 추구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는걸 아니메업계도 느낄 때가 되지 않았나.
일본의 아니메는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다. 한국, 대만, 미국, 호주, 프랑스 등등 일본 아니메에 열광해줄 사람은 세계 각지에 널려있다. 하지만 아니메업계 투자자들은 시장 개척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아키바계 매니아들을 위한 작품만을 쏟아냈다. 아마 작년 겨울쯤이던가. 방영되는 아니메의 70% 넘게가 에로게 원작의 미소녀물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나마 최근들어서 라이트 노벨을 원작으로 한 조금 더 대중성이 바탕이 된 작품들이 나오고 있는건 긍정적 신호이다.
일본의 아니메는 이미 세계 최강이다. 하지만, 스탭들의 복지는 최악이다. 이런 상태론 지금의 명예를 오래 끌고 가지 못할것이라는걸 투자자들도 인식해야만 한다. 당장 내일을 위한 투자보다, 10년은 무리더라도, 5년정도의 미래는 보고 투자해 줄 수는 없는가.
문화는 가장 기초적인 마케팅 수단이다. 그리고 스타는 그것보다 조금 더 맹목적인 마케팅 매체이고, 아니메와 영화는 이 문화 자본의 결정체로서, 다시 문화와 스타를 낳는다.
문화산업의 보이지 않는 가치는 국가와 민족에게 엄청난 이익을 안겨준다. 이들의 영향력을 인정해주고, 이들로부터 얻은 과실의 조금은 되돌려주는 정책이 있어야 하지 않나-
p.s.:국가와 민족이라니;;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ㅋ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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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민족 대신에 '사회'라는 말을 쓰셔도 의미는 같습니다. 위와 같은 일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 (명칭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국영화산업노동자조합'이 결성되었다죠.









